제목 다주택자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도 현미경 과세
등록일 2019-07-10

다주택자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도 현미경 과세

- 국세청 ''주택임대소득 관리시스템''
- 올해 오류 검증 거쳐 내년 본격 가동
- 임대현황 파악 수월…파급력 클 듯
- 월세소득 年1000만원 이상일 땐 ''절세고민''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민·이진철 기자] 50대 전업주부 A씨는 남편과 공동명의로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신림동 다세대주택 1채를 보유한 2주택자다. 다세대주택은 보증금 1억원에 월 60만원에 세를 놓아 연소득 720만원을 올리고 있다. A씨는 그동안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 대상자에 속해 세금을 한 푼도 안냈지만 올해 소득분부터 내년에 세금이 부과된다는 소식에 고민이 깊다. 당장 올해 12월 말일까지 의무적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등록 불이행에 따른 가산세가 붙어 고의로 등록을 미루기도 어렵다. 여기에 정부가 ‘현미경 감시’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A씨는 절세 방안을 놓고 셈법이 복잡해졌다.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도 ‘현미경’ 과세

8일 국세청에 따르면 외부에 산재한 주택임대 정보를 취합해 집주인들의 임대수입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주택임대소득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달 초 출범한 빅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주택보유 현황과 임대차 내역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왔다”며 “7~8월에는 시스템을 완성하고 오류 검증을 거친 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스템은 월세 세액공제자료 등 국세청이 보유한 자료에 행정안전부의 재산세 자료, 법원의 임차권·전세권 등기자료, 국토교통부의 주택임대차 정보시스템(RHMS) 등을 연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지난해 국토부가 구축한 RHMS 시스템은 다주택자의 임대 현황을 정확하게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라면 이번 국세청 시스템은 실제 과세를 집행하는 도구가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누가 몇 채의 집을 갖고 있으며 여분의 집을 임대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수입을 거두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현미경 과세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그동안 비과세 혜택으로 세금을 부과받지 않던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 내년부터는 과세(2019년 귀속분)가 이뤄지게 됨에 따라 더욱 파급력을 지닐 전망이다. 특히 주택임대소득 과세 대상자는 올해 12월 31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의무적으로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등록하지 않으면 미등록·지연등록 가산세(임대 수입금액의 0.2%)가 부과된다. 올해 1월 1일 이후 사업을 개시한 경우 사업개시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사업자등록 신청을 해야 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사업자 등록 vs 자녀 증여... 주택임대사업자까지 고민

주택임대소득 과세는 2주택자 이상부터 적용된다. 1주택자는 월세를 받든, 전세보증금을 받든 원칙적으로 비과세다. 다만 해당 주택이 기준시가 9억원을 초과하면 1주택자라도 월세를 받을 경우는 과세가 된다. 2주택자의 경우 월세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지만 전세보증금은 과세하지 않는다. 3주택자는 월세와 함께 전세보증금에 대해서도 과세가 된다.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해 집주인은 종합과세나 분리과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분리과세란 종합과세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주택임대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과세하는 방식이다. 분리과세를 선택하면 연간 임대소득에서 필요경비는 50%만 인정된다. 여기에 기본공제액 200만원을 차감한 다음 세율 14%를 곱해 세금을 산출한다.

다만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 필요 경비율이 60%로 늘어나고 기본공제도 미등록 대비 2배인 400만원 까지 받는다.

만약 2주택자가 1채는 자신이 거주하고 1채는 월 60만원에 세를 놓아 연 72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면 내년에 내야 하는 임대소득세(필요경비 50% 인정·기본공제 200만원)는 22만4000원이 된다. 그러나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연 임대소득 720만원에서 필요경비 60%를 제한 300만원을 임대소득으로 잡고 여기에 기본공제 금액 400만원을 빼면 사실상 면제가 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세무팀장은 “임대소득 매출에서 필요경비 공제와 기본공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민감임대주택으로 등록 시 월세 83만원(연 1000만원), 미등록 시에는 월 33만원(연 400만원)까지는 세금이 없다”며 “문제는 이 금액을 넘어 과세 대상이 되는 집주인들은 절세 방안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 팀장은 “세금을 피하려 자녀 증여를 택할 수 있고, 다음 절세 방안으로 8년 또는 4년 이상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놓고 셈법이 복잡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 (park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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