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밀어내기 분양' 현실로…상아2차 등 '대어' 쏟아진다
등록일 2019-09-03

'밀어내기 분양' 현실로…상아2차 등 '대어' 쏟아진다

- 이달 2만8410가구 분양 풍년
- 분양가상한제 이전 공급 박차
- 전년比 2배로 늘어난 물량 쏟아내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이르면 10월부터 적용 예정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앞두고 후분양을 고려했던 일부 재건축 단지들이 이달 분양할 채비를 마쳤다. 아파트를 시세보다 20~30% 낮은 가격에 분양해야 하는 상한제라는 험난한 파고를 넘기보다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받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라 공급 일정을 앞당겼다. 일반분양분이 많지 않은 알짜 재건축 단지도 사업성을 고려해 속속 분양에 나설 가능성이 커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청약경쟁률 고공행진…추가 선분양 단지 가능성도

주택업계에 따르면 9월 전국에서 43개 단지 총 2만8410가구 중 2만2201가구가 일반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전체 가구 수 107%, 일반 분양분 114%) 늘어난 수치다. 8월에는 분양 예정 물량(39개 단지 3만6087가구)의 약 70%가 실제 공급(2만5696가구)으로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분양 물량이 1만5820가구로 가장 많다. 세부 지역별로는 경기도 9795가구, 인천 3815가구, 서울 2210가구 등 순이다.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와 공공분양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공급된다.

수요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역시 분양가다. 특히 모든 자치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에서는 분양가 규제로 신규 공급 물량이 대거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청약 광풍이 불고 있다. 최근 청약을 진행한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은 8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 8134명이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이 203대 1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이다. 서울에서 세 자릿수 경쟁률이 나온 것은 2016년 10월(용산구 롯데캐슬 센터포레)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지난 30일 모델하우스 문을 연 송파구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거여·마천뉴타운2-1구역 재개발), 서대문구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홍제1구역 재건축), 은평구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2차’(응암2구역 재개발) 등도 예비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며 흥행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시장에선 이들 단지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50~60점대로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대기자들의 불안심리가 높아지면서 상한제 이전 분양 단지의 흥행실패 위험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후분양을 고려했던 사업장에서 분양시기를 앞당기는 곳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상아2차·역삼센트럴아이파크’ 로또단지 부각

규제 주타깃인 서울은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상아2차 재건축)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당초 이 단지는 지난 6월 HUG의 고분양가 심사 기준 강화 조치로 후분양을 고려했다가, 최근 재차 선분양으로 회귀해 래미안 HUG의 분양 보증심사도 받았다. 전 세대를 평형·타입·층별 공급면적의 비율로 가중평균한 이 단지 3.3㎡당 일반분양가는 4750만원. 다만 평형별 분양가를 단순 합산해 나누는 산술평균으로는 지난 4월 인근 일원동에서 분양한 ‘디에이치 포레센트’(3.3㎡당 4569만원)와 같은 수준이다.

인근 R공인 관계자는 “상아2차의 경우 지난해 4월 입주한 ‘삼성 센트럴 아이파크’(상아3차 재건축)와 비교하면 3.3㎡당 1500만원 이상 저렴한 수준이라 전용 84㎡형에 당첨되면 시세 차익만 5억원가량이 될 것”이라며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고 일반분양분도 112가구 밖에 되지 않는 데다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전용 71~84㎡)으로 구성돼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역삼동 개나리4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는 내달 499가구 중 138가구(전용 84~120㎡)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올 1월 역삼동에서 분양한 ‘시티프라디움강남’ 분양가는 3.3㎡당 4350만원(전용 84㎡ 기준)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현재 역삼동 아파트값이 4600만~4700만원 정도라 시세 차익이 상당한 편”이라며 “지하철 2호선 선릉역과 역삼역이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데다 도성초교, 진성여중·고 등이 단지 주변에 학교도 많아 학부모들의 수요도 높다”고 말했다.

아직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영등포구 ‘브라이튼 여의도’(옛 MBC 부지)나 강남구 ‘개포 그랑자이’(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반포경남 재건축) 등도 10월 이전 청약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가을께 분양할 예정인데 어떤 방식이 손해를 덜 볼지 논의 중”이라며 “사업비 조달은 당장 가능한 만큼 10월 전후 분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2~3년 후 새 아파트 입주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청약 대기자들이 대거 뛰어들고 있지만 전매제한, 중도금 대출 등 규제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자금조달 계획서 등도 철저하게 보기 때문에 무작정 청약에 나서기보다는 대출 자금, 증여 등 현금 조달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를 재건축한 ‘래미안라클래시’ 조감도.(상아2차 조합 제공)

김기덕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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